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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후기

 
작성일 : 17-01-20 13:01
다시 길을 찾은 월간해인을 응원하며(17년 1월호 후기)
 글쓴이 : 핑크트헨
조회 : 8,574  

  1월호 표지의‘월간해인, 길에서 길을 묻다’를 보며 기뻤습니다. ‘해인지가 길을 잃었다가 이제 다시 길을 찾겠구나’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를 반성했습니다. 한동안 해인지가 올 때마다 아쉽고 답답한 마음이 컸는데, 어머니하고만 얘기를 하고 편집실에 이야기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을까, 참회했습니다. 말하지 않고,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그동안의 생각과 이번 월간해인을 보며 느낀 점을 솔직히 적어보겠습니다.


전 해인지 8년차 독자입니다. 수련회를 시작으로 해인사와 인연을 맺었고, 해인지도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매달 해인지가 올 때면, 이번에는 어떤 글이 실렸나, 해인사에는 어떤 소식이 있나 궁금해 했고, 1-2꼭지를 제외하고는 늘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글은 어머니께 읽어드렸어요. 어머니도 매달 해인지에 나온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한동안 해인지를 받고, 읽어드리지 못했어요. 해인지를 보며 아쉬움과 비판의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1월호에 보면 “해인지 편집장은 바뀌어도 독자들이 편집실을 지켜가야죠.”하는 독자님 말씀이 나옵니다. 해인지 편집장이 바뀌어도 해인지가 추구하는 가치와 흐름은 지켜가야죠.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는 것이 변화이고 혁신은 아닐 것입니다. 해인사 또한 소임자 스님들이 바뀌어도 해인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흐름은 지켜가야 할 것입니다. 해인사의 역사는 이어지는 것이니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겠지요. 작년 해인사에 가서 어수선함을 느꼈고, 그때의 느낌이 한동안 해인지가 보여준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인사와 해인지는 한 몸입니다. 이번 호를 계기로 해인사도 해인지도 잃었던 길을 다시 찾을 거라 믿습니다.


1월호 기획특집은 해인지의 열혈 독자라면 누구나가 기뻐했을 코너입니다. 해인지가 나아가야할 길을 고민하고, 안팎으로 물음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 편집장 스님들과 기자님은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을 솎아서 지면에 담으셨을 것입니다. 해인사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필자는 좀 문장이 서툴고 어색해도 ‘자기 삶’을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개성 있고 참신한 글은 남이 할 수 없는 ‘자기 이야기’를 할 때 탄생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넓혀주고, 공감을 줍니다. 진정성 있는 글을 쓰는 필진들을 발굴해 그들의 글을 해인지에서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중방에 오는 보살님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이 해인사에 대해 가진 생각(수많은 절들 가운데 왜 해인사에 와서 기도를 하는지, 해인사가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해인사에 대한 바람은 무엇인지 등)을 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마 해인사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해주실 겁니다. 해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해인지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안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유마의 방은 ‘촛불이 진흙 속에서 연꽃을 피우기 위한 말씀’을 들려주셔서 좋았습니다. ‘촛불 예찬’에서 나아가 촛불이 가진 열정의 제도화에 대한 견해, 이런 글을 해인지에서 볼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 ‘노사공동결정제도’, 불교가 나아갈 길에 대한 말씀 등 모두 새겨들을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 문단에 ‘한국 불교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불교의 현대적 담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그것을 스님들의 법회자료, 대학생들의 교양과목, 정치인들의 입법 자료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도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몇 년 전 수련회에서 스님들의 법회가 2-3회 정도 있었는데, 말씀에 대한 프린트물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수련회 법문을 맡은 스님들께서 불교의 현대적 담론을 담은 내용을 자료로 만들어 법문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지 코너는 사찰의 역사와 문화재 이야기를 통해 사찰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기도지나 여행지로도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습니다. 정영주 편집팀장님, 이번 호에 여러 취재와 책임편집까지 하시느라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불편했을 법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앞으로는 좀 더 솔직하게 월간해인과 해인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편 학사대가 부활한 것이 기쁩니다. 과거 학사대에 실린, 학인 스님들의 솔직한 글을 읽으며 재미를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조계종의 교육방식이 토론식으로 변화하고, 해인강원에서 토론 모임 <깨달음 너머>를 만드셨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자리’와 ‘이타’에 대한 토론 주제도 좋았습니다. 자리와 이타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학사대에 실릴 앞으로의 글들이 기대됩니다.


편집후기를 보며 편집장 스님의 고민이 느껴졌고, 희망도 보았습니다. 각각의 코너들에 대한 섬세한 소개, 부활한 코너들, 신설된 고정란들, 앞으로의 기획 이야기에 대한 내용, 사라지는 코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등 한 편의 해인지 안내서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해인지의 인적 구성의 변화도 앞으로 해인지를 기대하게 합니다. 해인소식란도 해인사 소식을 상냥하게 이야기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들여 쓰셨겠지요.


해인사가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오며, 봄이 오지 않은 날들이 없었고, 수많은 풍파 속에서도 해인사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해인지가 맞이했던 ‘추위’가, 많은 사람들을 고민하게 하고, 다시 길을 찾도록 했기 때문에 해인사와 해인지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곧 찬란한 봄을 맞이할 것입니다.


  법보종찰 해인사가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사찰이듯, 해인사에서 만드는 해인지는 ‘문자’ 포교의 중심이며, 문자로 시대를 선도해야하는 숙명을 지녔습니다. 앞으로는 해인지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삶의 길을 찾게 한 곳도 해인사입니다. 예전에도 앞으로도 늘 해인사와 해인지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