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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4 09:46
사랑하는 벗에게...... 006.
 글쓴이 : 해인
조회 : 12  



006.



    하염없이 봄비가 내리면 부질없는 짓을 잃어버린 나이가 슬

     플 때가 있네. 추억할 일이 더 많아지는 나이가 된 탓이었네.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미친 듯이 비를 맞았던 시절이

     있었네. 부질없던 행동도 아름다울 수 있었더 시기가 있었다.

     는 건 행복이었네. 그 아름답던 시절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오늘도 목적만을 향해 정신없이 내달리네. 마치 목적과 목

     적의 당위성과 그에 대한 노력 없는 삶은 게으름과 나태며,

     뭔가 살 가치조차 없는 실패한 인간이라는 듯이 말이네. 그

     런데 인생은 어떤 작위적 목적을 위한 삶에 자신을 내던지

     지 않아도 좋지 아니한가. 개개인의 존재 자체가 어차피 최

     선의 삶이지 않은가 말이네. 이 우주에 나와 똑같은 인간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아주 비근한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극적

     이고 소중한 존재로 태어난 게 증명된 것이었으니 말이네.


     사실, 나는 봄비에 대한 말을 하고 싶었네. 그런데 비닐하

     우스를 때리는 빗소리를 넋 놓고 듣다 보니 비에 대한 본래

     의 의도를 놓쳤네. 어차피 비는, 비라는 정체성을 변함없이

     가지는 건 아니었네. 사람이 어떤 목적을 향해 자신의 삶을

     소비시키면서 진정 추구해야 할 삶이 무엇이던가 생각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네.

 

 

 



                                                            출처 : 도정스님의 『 사랑하는 벗에게...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