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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1 07:55
사랑하는 벗에게...... 005.
 글쓴이 : 해인
조회 : 18  

 



005.



     아침노을이 지면 비가 온다네. 창 너머 먹장구름이 일면서

     하늘이 어두워졌내. 나는 인생을 생각하였네. 돌이켜 보면

     아름다운 시절은 잠시였었네. 구름이 바람에 왔따 가듯이

     나도 흩어질 존재였네. 비가 내리고 어디선가 뭉게구름 피

     어나듯 나도 다시 올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네. 그래서 이렇

     게 사는 게 헛꿈이 아닐까 생각다가, 돌이켜 보면 성성하기

     도 이를 데 없네. 지금 이 성성한 삶이 뉘게 소중한 어떤 의

     미기는 했었던 것일까?


     사실, 나는 내게조차도 어떤 의미였는지 잘 모르겠네. 인

     생이 별것 없다는 말은 슬프기 짝이 없지만, 딱히 반박할

     구실이 없기도 하였네. 그렇다고 생에 애착이 강해서 그런

     건 아니라네. 그 어떤 소중한 의미가 되고 싶어서 애태우는

     것도 아니라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아물거리는 것이 인

     생이었으니 소중한 어떤 의미를 애써 가진들 어쩌면 달라

     질 것도 특별히 없지 않을까 하였네.

    
     그러나 인생이란 게 이처럼 허망할지라도 내 어머니는 나

     를 잉태한 뒤 부른 배에 가지런히 손을 얹고 축복을 하였을

     것이네. 고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기

     를 간절히 기도하였을 것이네. 뿐만 아니라,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알게 모르게 내게 사랑을 주었을 것이네. 그래서 내

     삶이란 이런 기도들의 응집이었을 것이었네. 그러니 구름

     처럼 가벼운 내 삶에 태산 같은 사랑이 담겨 있을 것이었네.

    
     아침노을과 구름과 비를 보며 삶의 허무함을 생각하다가   
     한없이 가벼운 것에 한없이 무거운 가치가 실릴 수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네. 그래서 삶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깨

     닫는다네. 누군가 자신의 삶을 구름처럼 가벼이 여긴다면,

     당신의 삶이 그 어떤 특별한 의미일 필요는 없지만, 소중한

     기도와 사랑의 응집이자 결정체란 말은 꼭 해주고 싶었네.

     혹시나 지금의 삶의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라도 누군가에

     게 사랑을 주어야 할 의무쯤은 당신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아니냐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간절히 말해 주고 싶었네.






                                                            출처 : 도정스님의 『 사랑하는 벗에게...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