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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10-24 00:00
"북한산 관통땐 지역주민 위기"
 글쓴이 : 세계일보
조회 : 8,028  
"북한산 관통땐 지역주민 위기"

터널반대투쟁 회룡사 혜주스님

"우리의 운명을 북한산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사패산(사패봉) 터널이 개통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도 의정부의 비구니 사찰 회룡사. 19명의 스님은 오랜 몸싸움으로 어느 한 사람 성한 사람이 없었고, 얼굴에는 비감이 서려 전투를 앞둔 여전사의 모습이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건설공사 구간인 사패산 터널공사는 지난해 8월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수행공간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며, 지금도 관통이냐 우회냐를 놓고 정부와 불교계간 첨예한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그 정점에 회룡사가 서 있다. 회룡사 회주인 혜주(79) 스님은 지난해 '미심쩍은' 교통사고로 어깨뼈가 으스러져 대수술을 받고 기력을 회복 중에 있지만, 시종 꼿꼿한 자세로 사패산을 지키려는 의지로 불타 있다.

"북한산은 서울과 경기 지역 주민들에게 맑은 공기를 공급해 주는 허파와 같은 곳이지요. 심장이 뚫리면 살 수 없는 것처럼 북한산이 관통되면 이 지역 주민들이 그만큼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사패산 전투'는 2001년 11월 20일 송추쪽 터널 입구인 송추유원지에다 농성장 천막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건설업체 직원들의 무리한 진압으로 스님과 여신도들이 심한 부상을 입었다.

두번째 충돌은 지난해 2월 비구니 스님들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데, 새벽 6시쯤 장정 50여명이 들이닥쳐 스님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성타 스님, 성환 스님, 법현 스님이 척추 손목 등을 크게 다쳐 입원까지 하는 사태에 이른다. 8월 노선조사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사패산터널 공사중단에 전격 합의했으나, 건설업체에 의한 집요한 협박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

스님들은 절 입구에 '북한산과 함께 죽으리라'는 팻말을 세워 놓고 관통노선 결사반대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전사가 된 스님들은 북한산을 살리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머지않아 하얀눈을 이을 북한산 생명체를 위해 새집과 먹이통을 달아주는 생명법회(27일)와 청소년 자연학교(11월22일)등을 열며 북한산에 생명을 불어넣어 줄 계획이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풀어야 합니다. 산을 귀하게 보존할 가치가 있으니 국립공원으로 정한 것이고, 서울외곽도로라고 했으니 길을 외곽으로 내면 됩니다."

/정성수기자
세계일보 200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