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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6-08 10:19
해인지 편집위원 월호스님
 글쓴이 : 편집실
조회 : 12,109  
 

영화 읽어주는 스님;월호 스님 ‘영화로 떠나는 불교여행’ 펴내

 

  “불교에 대해 흔히 ‘세상사에서 초탈해 있다’ ‘어렵다’는 선입견, 편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삶과 죽음, 진리에 대해 생각하며 인간이 인간답게,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스님들도 동안거·하안거 끝나고 세간에 나오면 영화를 많이 본다고 전하는 월호 스님은 ‘매트릭스’ ‘번지점프를 하다’ ‘달마야 놀자’ ‘마지막 황제’ ‘올드보이’ ‘보디가드’ 등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은 영화를 통해 불교를 설명하는 ‘영화로 떠나는 불교여행’(이치 펴냄)을 펴냈다.


책은 ‘이 영화를 이렇게 볼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 스님은 모두 33편의 영화를 ‘삶과 죽음이란?’ ‘본마음 참나를 찾아서’ ‘누가 영웅이고 누가 바보인가?’ ‘사랑 그리고 자비’ ‘업과 운명이란?’ ‘존재하는 것은 변화한다’ ‘마음의 안테나를 세워라’ 등 7가지 제목으로 나눠 불교적 세계관으로 재해석한다.


가령 ‘포레스트 검프’에서 “그냥 뛴다”는 검프의 백치 같은 대답에서 ‘무심(無心)’을 들춰낸다. ‘보디가드’에선 ‘시선을 떼지 말라. 방심하지 말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보디가드의 3원칙 앞에 목적어 ‘화두(話頭)’를 집어넣어 참선하는 사람의 3원칙으로 바꾸어 보기도 한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윤회의 고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애착과 윤회사슬을 끊어주는 진정한 사랑의 차이를 설명한다. 각 편의 말미에는 영화 내용에 들어맞는 불경 속의 게송을 삽입했다.


스님이 영화와 불교를 엮을 아이디어를 낸 것은 지난해 해인사 강원(승가대학) 강사(교수)로 있으면서다. “젊은 학인 스님들에게 한문 경전을 강의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몇 개 섞었더니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속세와 마찬가지지요. 스님들도 한문보다는 한글, 문자보다는 영상에 훨씬 친숙하거든요. ”


월호 스님은 “부처님도 누가 질문하면 그 사람의 이해력에 맞춰 사례를 들어 법문하셨다”며 “영화는 한 편 한 편이 사례담(事例談)이기 때문에 알쏭달쏭한 이야기보다 훨씬 구체적·보편적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동국대 선(禪)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93년 쌍계사로 출가했다. 올해부터는 쌍계사 강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영화를 통해 불교를 이해하도록 길잡이에 나선 스님은 문화예술을 통한 대중과의 만남에 관심이 높다. 지난 21일 쌍계사에서 열린 ‘초의선사 다맥(茶脈)전수식 및 헌다례·산사음악회’를 기획했으며, 지난달 29일부터 12주간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서울 봉은사에서 ‘선요(禪要)’를 해설하는 대중법회를 열고 있다.


글= 조선일보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