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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7-13 00:00
신작시 4부 ) 4)살아 있으면 만나리
 글쓴이 : 진관시인
조회 : 5,860  
신작시 4부 ) 4)살아 있으면 만나리


살아 있으면 만나리 새가 되어도 만나리
이 산 저 산을 날아 다니는 날개를 가졌다면
아무런 이름도 남김 없이 떠나간 사람.

절망의 무덤 터에 살아난 영혼이여
진달래 꽃이 피어나는 무덤 터에 울음 소리 들리는 소리
저물어 오는 밤에 기다림을 위하여 얼마나 울었나.

진흙 밭에 혀를 내밀고 기도했던 몸
굴 속에 몰아넣고 잠을 자라 말 하던 자들아
은행나무 고목에 목을 개 처럼 메달던 일본 참략자 같은 세상
바위야 꽃 바위야 잠을 청하는 새가 되었나

참새 마저 소리를 지르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밤
새끼를 기르지 못해 죽음으로 가게 했던 참새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우리 만나리라.
언약을 하고 다짐을 하고 맹서를 하렴아
꿈 꾸는 새의 노래를 온 종일 부르는 구나
이름 없는 이들의 뼈를 발견한 밤이다.

2) 아득히 먼 날에 꿈


아득히 먼 날에 있을 꿈이라도 꾸자 구나
질퍽거리는 논두렁에 발이 빠져 신음하는 학 같이
날개를 펴고 날아 보려고 몸부림 치는 구나.

긴 다리를 옳길 적 마다 우렁 각시 우는 소리
부디 이 몸을 안고 도솔천으로 올라가기를 빌고 있던 몸
지긋지긋한 땅에 사는 서러움을 안고 살기란 힘든 세상

도솔천에 먼저 올라간 자라 같은 동무 들 처럼
우렁 각시도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 맹세한 밤
밤 마다 소리지르고 울던 밤을 생각한다.

산 숲 깊은 굴에서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선녀
비온 날 무지개가 날개를 펴고 어딘 가로 가려하네
천둥 번개가 산을 요동치게 하던 날 하늘이 놀래던 밤
우리에게 있을 분노의 기침 소리가 들리는 구나.
지금 병이 들어 신음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땅

대나무 울타리에 걸려있는 뱀 옷이 바람에 갈래 갈래 찢어지고 있는데
순간에 날아온 바람은 폭풍을 일으키더니 뱀 옷을 바람이 안고 하늘로 간다.
하늘아 푸른 하늘아 우리에게 저주의 땅을 만들지 말아다오.

3) 지금도 그 자리에 묻혀 있는 나팔꽃


지금도 그 자리에 묻혀 있는 뼈
나팔꽃 같은 몸으로 울타리에 피어나렴아
무지하게 끌고가 묻어버린 굴 속 땅

포풀러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던 까마귀도 울었다
뱀이 옷을 벗으면서도 소리내여 울었다.
산을 넘어가던 날 해 그림자를 밟고 울던 영이 삼춘
쥐이를 보이면서 노려보고 있는 원숭이 족 들

제주를 부린다고 말하면서도 나무 위에서 떨어질 것인데
대추나무 울타리에 무엇이 되어 메달리나.
얼굴에 검은 반점이 돋아나는 몸 이어도 좋구나.
삶에 겨운 몸을 일으키고 땅을 굴리던 능구렁이 발톱 같은 몸
어딘지는 모르지만 서러운 자의 한이 되어 이빨을 갈고 있는 나라.

우는 새여 아픔으로 눈을 뜨고 일어나 말 하렴아
어깨 쭉지에 총 알이 박혀서 보석 처럼 빛이 되었다,
비온 날 천둥치고 번개치는 지리산을 넘었다.
그 자취 마다 뽀얀 연기를 일으키며 산에 불이
타버린 나무 위에 살고 있던 까마귀 새끼들이 죽었다.


4) 개 끄슬린 몸

복 날에 죽은 개 처럼 끄슬린 몸이 되었다.
비행기가 소리를 지르면서 날아간 뒤에 폭우
금시 타는 불바다 불꽃이 넘치는 바다,

애를 낳지 못해 이별을 고하는 선녀
라일락 꽃에 얼굴을 가리우고 울었던 날
죽은 자는 이무런 말이 없구나.
날벼락에 맞아 죽은 사연 만 남아 있구나.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만들고 있는가
지렁이가 땅 속으로 기어다는 재주를 가졌는데
비오는 날 잘못하여 하늘을 오르려고 하다가 땅에 추락한 신세
버드나무 아래에 개 처럼 메달려 있는 육신을 본다.

바위 아래에 개가 새끼를 낳아 기르던 밤
일본 몸 들이 무자비하게 개를 죽인 사연을 아는가.
그 개는 조선에 주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소리 지르고 울지 않던 몸 이였지
개도 주인을 살리려고 소리를 지르지 않던 일
복 날에 온 몸이 끄슬려 죽을 지라도 지킨 자존

대나무 숲에 바람에 쏜살 같이 지나 간다
천년도 더 오래 마을 동구를 지키던 고목
얼마나 많은 개들이 고목나무 위에 메달려 죽었나
냄새가 온 산을 뒤덮고 있던 신 새벽
뼈는 타지 않고 그 모습을 증명하고 있구나.

5) 지리산으로 간 허수아비

지리산을 간 허수아비
옷이 찢어지고 팔이 부러지고 얼굴에 피가 흘렀다
닦을 수 없는 몸 이기에 바람이 바라 본다.

눈이 감기여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조개살 보다도 더 보드라운 옷을 입고 있었을 적에는
산이 온통 허수아비의 존재를 말하던 날 이었다
그런데 어이하여 허수아비의 삶이 이렇게 되었나

인간이란 이름으로 태어난 존재를 망각하고
송아지 새끼를 낳은 날에 소의 혼이라도 되렴아
죽은 송아지 새끼를 바라보던 소도 울었다.

밤에 만 얼굴을 내밀고 웃을 수 있는 허수아비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울었던 것 아니지
허수아비야 고개를 들고 일어나 울자구나
개미 날개라도 들어 보자구나.

지리산으로 간 허수아비를 안고 울자
온 몸이 갈기 갈기 찢어진 육신 같은 몸
참새 때 마저 날개를 접고 앉아 울고 있구나.


6) 병든 나라에 살아도

병든 나라에 살아도 이것이 족하지
절망의 기침 소리를 내고 웃어도 좋구나
고양이가 양철 지붕 위에서 으르렁 거리고 있는 오후.

언제나 절망하며 일어나 자연의 깃발을 보았다
땅이 금시 불이 나더니 산을 온통 태우고 말았다
온 몸으로 몸부림을 치며 통곡이라도 하자구나.

개미가 칼을 차고 달려든 나라
병든 나라에 살아도 참 좋구나
살아 만 있어다오
살아 있다는 것
행복이다.

방울 소리 내면서 달리던 육신
날개를 펴득이면서 소리를 지른다.

소나무 가지 위에 메달려 있는 꼬리 연을 보면서
삶에 대한 애정을 절실히 느끼는 세상
어딘 지는 모르지만 기적을 울리면서 달리는 철마
병든 나라에서 세상을 원망해도 달린다.


@ 신작시를 읽어준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