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자유게시판


 
작성일 : 13-04-30 14:15
관음보살과 선재동자
 글쓴이 : 허석
조회 : 11,736  

안녕하십니까?

저는 선암사 신도회장을 지낸 바 있는 허석입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수석에서 착상을 하여 글을 하나 쓰게 되었습니다.

귀사의 신문지면에 게재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허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광주고등법원 민사가사 조정위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순천시민의 신문 대표

선암사 신도회장

한국설화연구소 소장(현)

게재할 수 있다면 부처님 오신날에 맞춰 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은 임시로 찍은 것이니 다시 좋게 찍어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연락처: 010-2613-5032

E-mail: 6135032@hanmail.net

 

관음보살과 선재동자

허석(前 순천시민의신문 대표, 한국설화연구소 소장)

관음보살은 때로는 뱃사공으로, 때로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으로, 때로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모두 서른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구제한다.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순천 선암사에도 관음보살은 코끼리를 탄 선녀의 모습으로 나타난 바 있다.

조선 숙종 때 호암선사가 선암사 중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선암사의 완전 복구는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배바위에 올라 백일기도를 드렸다. 호암선사는 단 앞 향로에 목향(木香)을 세워놓고 제자들에게 일렀다. “내 백일기도를 시작할 것이니 그 동안 너희들은 이 근처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여라. 백일기도를 통해 이 목향을 태울 것이니라.”

마침내 백 일째 되는 날,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어두컴컴하였지만 끝내 목향은 타오르지 않았다. ‘아, 부처님께서 나를 버리시는구나.’ 크게 상심한 호암선사가 눈을 떠 하늘을 바라보며 합장 배례하더니 느닷없이 배바위 밑으로 몸을 던졌다.

그 때 갑자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사방이 환해지더니 하늘에서 코끼리를 타고 선녀가 내려와 배바위 밑으로 떨어지는 호암선사를 살며시 받아 다시 배바위 위에 올려놓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선녀가 호암선사에게 꾸짖으며 이르기를 “어찌 할 일을 게을리 하고 무모하게 목숨을 버리려 하는가!” 하였다. 호암선사가 고개를 들어보니 선녀는 보이지 않았다. 배바위 위에는 단도 없고 목향도 없었다. 호암선사 자신밖에 없었다.

선사는 그때서야 선녀가 관음보살임을 깨닫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후 그길로 산을 내려와 원통전을 지어 관음보살을 모시고 절 입구에는 아름다운 무지개다리인 승선교를 세웠다. 이처럼 선암사는 관음보살과 인연이 깊다.

‘관음보살’ 하면 또한 선재동자가 떠오른다. 선재동자는 영화 ‘화엄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만화영화 ‘은하 철도 999’도 실은 선재동자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선지식을 얻기 위해 구도의 길을 떠난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을 만난 장면을 그린 수월관음도 또한 매우 유명하다. 고려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월관음도 가운데 몇 점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사진1)

그런데 놀랍게도 자연이 만들어낸 수석(水石)에서 수월관음도와 흡사한 작품이 있어 소개한다.

자신의 틀에 갇혀 지내던 선재동자(사진2)가 남인도 해안가 험준한 바위산 보타락가산에서 관음보살을 만나 깨우침을 얻게 되는데(사진3), 벼랑 위에서 설법을 하는 관음보살이 수월관음도의 관음보살과 흡사하게 수석에 형상화되어 있다. 화불이 있는 보관[花冠]을 쓴 모습이며 연꽃의 형상, 버드나무 가지가 꽂힌 정병까지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수석에는 관음보살이 버드나무를 뽑아들고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사진4)

특히 높이가 75cm로, 동자승 크기와 비슷한 수석에 새겨진 선재동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묘한 힘이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러한 수석 작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혼탁해진 세파를 정화하려는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깊은 뜻일지도 모를 일이다.

_?xml_: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_?xml_: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사진1. 고려불화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보물 1426호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스승을 찾아 남쪽으로 구도의 길을 떠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觀音菩薩)을 만난 장면을 그리고 있다. 스승을 찾아 남으로 구도의 길을 떠난 선재동자는 관세음보살을 뵙고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 남인도 해안가 험준한 바위산 보타락가산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선재동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

사진2. 자신의 틀에 갇힌 선재동자 수석(강원 영월 16×26×9)

복성장자(福城長子)의 아들로 태어난 선재동자는 자신의 틀에 갇혀 지내다가 일체의 진상을 알고자 한다. 그러던 중 문수보살의 안내를 받아 선지식을 찾기 위해 남쪽으로 길을 떠난다.

사진3. 선재동자 수석(강원 영월 31×80×20)

선지식을 찾아 떠난 선재동자는 53명의 선지식을 두루 만나게 되고 마지막으로 보현보살(普賢菩薩)을 만나 십대원(十大願)을 들은 후 아미타불의 극락정토에 들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4. 수월관음도 수석(중국 17×40×14)

선재동자가 만난 관세음보살. ‘수월관음(水月觀音)’이라는 말은 달밤에 관음보살이 물가의 벼랑 위에 앉아 선재동자에게 설법을 하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